"셀트리온 지주사 상장…100兆 펀드 조성"

입력 2024-01-11 18:18   수정 2024-01-18 16:51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10일(현지시간) 열린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JPM)’에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메인 발표자 중 유일한 창업자이자 최대주주 겸 대표로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현장에선 “한국에서 온 빌리어네어(10억달러 이상 순자산을 소유한 부자)의 발표를 들어보자”며 많은 관심을 보였다. 올해 처음 글로벌 공식 석상에 데뷔한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도 유창한 영어로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한 뒤 서 회장 옆에 앉아 질의에 응답했다. 이날 부자(父子)는 셀트리온을 2030년까지 글로벌 10대 제약사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영업 현장 뛰는 서정진
서 회장이 7년 안에 따라잡겠다고 밝힌 미국 암젠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로 급성장한 매출 34조원의 세계 10위권 제약사다. 셀트리온이 암젠을 꺾으면 명실상부한 세계 ‘빅파마’ 반열에 오르게 된다. 셀트리온이 목표로 내건 2030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2조원은 현재 국내 대표 제조 기업 중 한 곳인 기아의 EBITDA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서 회장은 “올해 EBITDA 1조7000억원, 2025년 3조5000억원, 2026년 6조원을 달성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셀트리온은 올해 미국 출시를 앞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램시마의 피하주사제형) 성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서 대표는 “이미 짐펜트라는 유럽 출시 3년 만에 20%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해 그 가치를 증명했다”며 “22개 바이오시밀러에 신약까지 더해지면 2030년 매출은 지금보다 최소 다섯 배 이상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항체약물접합체(ADC), 다중항체 등 여러 질환과 모달리티(치료적 접근법)를 고려한 혁신 신약을 개발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도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의 방대한 임상·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진출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서 회장은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세계를 누비며 영업 현장을 뛰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캐나다에서 의사 1750명을 만났고 오는 3월부터 넉 달간 미국에서 의사 7500명에게 제품을 직접 소개할 예정이다. 서 회장은 “오너가 현장 목소리를 듣고 즉석에서 해결책을 도출하자, 큰 영업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은 러시아, 중국,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신규 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 회장은 “베트남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가 1조원 정도”라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바이오시밀러 진출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M&A는 지양
서 회장은 주력 사업인 바이오시밀러에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그는 “현재 바이오의약품을 쓰는 건 인구 70억 명 중 10억 명밖에 없다. 60억 명은 아직도 가격이 비싸서 약을 못 쓴다”며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을 환영한다. 우리 모두 경쟁해서 가격을 내리자”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 지주회사인 셀트리온홀딩스를 상장시킬 것”이라며 “지주회사는 투자사로 만들어 많은 투자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100조원 이상의 헬스케어 펀드를 조성하겠다”며 “가능성이 있는 많은 바이오기업에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으며, 서 회장이 9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셀트리온홀딩스는 신주 발행으로 투자금을 확보해 지주사이자 투자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당분간 인수합병(M&A)은 지양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서 회장은 “바이오기업의 재산은 그 회사에 있는 인재들이기 때문에 그들이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지, 회사를 사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김유림 기자/안대규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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